다윈LNG플랜트 LNG 저장탱크와 액화플랜트./사진=SK이노베이션 E&S
호주 북부 노던테리토리주의 주도이자 인구 약 15만명의 소도시 다윈. 도심을 벗어나 해안가의 다윈항 쪽으로 향하면 맹그로브 숲 사이 약 70㏊(헥타르)의 부지에 조성된 다윈 LNG 터미널이 펼쳐진다. 호주 북부 해상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액화천연가스(LNG)로 바꿔 해외로 내보내는 수출 거。이자 SK이노베이션 E&S의 해외 LNG 공급망 핵심 기지다.
■ '호주 다윈 LNG 터미널'…천연가스 냉각·액화 공정 거쳐 LNG 생산
30일 찾아간 다윈 LNG 터미널 안쪽에는 호주 바로사(Barossa)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된 천연가스를 운송하고 처리·저장하기 위한 파이프라인, 저장탱크, LNG 운반선이 접안하는 선적 시설 등 대형 구조물들이 한데 들어서 있었다. 바로사 프로젝트는 SK이노베이션 E&S가 지난 2012년부터 참여한 호주 북부 해상 가스전 개발 사업으로, 운영사인 호주 산토스(Santos) 50%, SK이노베이션 E&S 37.5%, 일본 JERA 12.5%의 지분 구조로 구성돼 있다.
바로사 프로젝트는 크게 바다 밑의 바로사 가스전과 다윈 LNG 플랜트로 구성된다. 바로사 가스전은 호주 다윈 기준 380㎞ 떨어진 북쪽 바다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실질적으로 LNG가 되는 가스 기준 3.4Tcf(조입방피트), 경질유(Condensate) 5천만 배럴 정도의 매장량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연간 350만톤의 LNG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김현준 SK이노베이션 E&S LNG사업본부 기술위원은 "서울 면적만한 큰 밥그릇 같은 구조의 가스전이 지하 3㎞ 밑에 있고, 4㎞ 정도 되는 생산정을 뚫어 천연가스를 해저면으로 끌어올리게 된다"며 "이후 파이프라인을 거친 뒤 FPSO에서 물과 이산화탄소, 독성가스 등을 걸러내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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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O는 고정된 배 모양의 형태로 해상에 떠 있는 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시설로 약 356m 길이, 축구장 3개반 정도의 규모에 달한다.
바로사 가스전 해상생산시설인 FPSO./사진=SK이노베이션 E&S
여기서 생산된 천연가스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으로 운송돼 다윈 LNG 터미널로 들어온다. 가스전 개발이 실제 LNG 물량으로 바뀌어 선적, 국내 도입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연결 고리다. 물과 각종 불순물을 모두 뺀 순수한 메탄(CH4)은 냉각과 액화 공정을 거쳐 최종 LNG로 탄생돼 저장탱크에 보관된다. 가스처리시설과 액화시설을 거친 지름 90m의 다윈 LNG 터미널의 저장탱크 규모는 약 18만8천㎥(입방미터)로, 이는 통상 LNG 운반선 한 척에 모두 싣고도 남는 양이다.
저장된 LNG는 이후 접안시설을 통해 LNG 운반선에 실려 한국을 비롯한 수요처에 보내진다. 김 위원은 "냉각은 다윈 LNG터미널의 핵심 공정 중 하나로 정해진 온도까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낮출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현장에 도입된 AI(인공지능) 기술 고도화를 통해 전 공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가동률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호주 바로사 프로젝트 통해 20년간 2600만톤 LNG 확보"
SK이노베이션 E&S는 바로사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약 130만톤의 LNG 물량을 확보했다. 이는 국내 연간 LNG 도입량의 약 3%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가스전 예상 생산기간인 20년을 감안하면 총 2600만톤의 LNG를 확보한 셈이다. 올해 첫 상업 성과도 냈다. 지난 1월 첫 LNG 카고가 생산됐고, 2월에는 국내에 첫 도입돼 충남 보령 LNG터미널에서 하역했다. 2012년 프로젝트 참여 이후 약 14년 만에 생산과 선적, 국내 도입까지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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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격 변동성이 큰 단기 현물 시장에서 필요할 때 사오는 물량이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참여한 해외 가스전에서 들여오는 장기도입 물량이라는 .에서도 의미가 있다. 전쟁 등으로 현물시장의 LNG 구입 비용이 상승하더라도, 안정된 가격에 일정 물량을 들여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국가 차원의 자원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윈 LNG 터미널에서 LNG를 선적중인 SK 자사선 프리즘 어질리티호./사진=SK이노베이션 E&S
최근 미-이란 전쟁으로 수급 불안전성이 커진 글로벌 LNG 시장 상황과 맞물려 바로사 가스전의 가치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 강륜권 SK이노베이션 E&S 경영기획실장은 "경쟁력 있는 가스전을 확보하면 낮은 원가로 LNG를 확보할 수 있어 가격 변동성을 흡수하는 장치가 된다"며 "단순 구매 시 유가 등 인덱스 변동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과 달리 원가를 일정 부분 고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LNG뿐 아니라 원유 공급선 다변화 측면에서도 성과를 냈다. SK이노베이션 E&S와 산토스는 지난 8월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된 초경질유 약 30만배럴을 인천항으로 들여왔다. 국내 민간기업이 해외 자원개발로 확보한 초경질유를 직접 도입한 첫 사례다. 해당 물량은 SK인천석유화학 정유 설비로 공급돼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원료 생산에 활용된다.
■ "비중동권 장기 LNG 공급원 확보…LNG 밸류체인 국내외로 확장"
현재 글로벌 LNG 시장 규모는 약 4억톤 수준으로 오는 2040년까지 약 8억톤 규모로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수급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LNG 수급 운영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강 실장은 "최근 시장은 구조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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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JKT(일본·한국·타이완) 중심의 정해진 수요처, 중동 중심의 정해진 공급처였다면, 지금은 수요처·공급처 모두 크게 다변화됐다"며 "물량 구조도 과거 장기계약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현물시장 비중이 작았던 것과 달리,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 E&S는 글로벌 LNG 공급 역량을 기반으로 LNG 밸류체인을 국내외 전반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단순히 LNG를 도입·판매하는 사업을 넘어, 안정적인 연료 조달 역량을 바탕으로 발전과 산업 인프라,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처를 연결하는 모델이다.
선적을 완료한 프리즘 어질리티호가 다윈 LNG 터미널에서 출항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E&S
국내의 경우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단지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뿐 아니라, LNG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끊김 없는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단 운영을 위해 안정적으로 생산∙저장할 수 있는 전력원의 가치가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의 경우 최근 SK이노베이션 E&S가 수주한 베트남 뀐랍 LNG 프로젝트와 특화 에너지-산업 클러스터 구상이 대표적이다. 뀐랍 LNG 프로젝트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약 220㎞ 떨어진 응에안성 뀐랍 지구에 1.5GW(기가와트) 규모 LNG 복합화력발전소와 LNG 터미널 등을 건설하는 대형 에너지 사업이다. SK이노베이션 E&S이 구축한 LNG 공급망이 해외 전력사업의 기반 자산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비중동권 장기 LNG 공급원을 통해 에너지 사업 안정성과 중장기 수익 기반을 다져 10년 뒤 글로벌 LNG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강 실장은 "소싱·이송·다운스트림 등 옵션의 경제를 통해 LNG 시황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올릴 수 있게 됐다"며 "현재 약 600만톤 규모의 밸류체인을 한 단계 넘어 본격적인 글로벌 LNG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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