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두고 롯데·CJ·신세계·현대백화。 등 주요 유통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내수 침체와 소비 위축, 유통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실적에 따른 책임 인사와 경영 안정을 위한 유임, 차세대 리더 발탁까지 인사 셈법이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EBN 산업경제는 주요 유통그룹의 경영 성적표와 조직 쇄신 움직임을 토대로 '떠나는 자, 남는 자, 오르는 자'를 조명하고 2027년 유통가 인사의 향방을 미리 짚어본다.
현대백화.그룹의 계열사별 성적표에 따라 정지선 회장이 어디에 쇄신 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출처=현대백화。그룹]
지난해 '안정'을 택한 현대백화.그룹이 올해는 계열사별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잘한 곳에는 유임 명분이, 부진한 곳에는 쇄신 압박이 쌓였다. 이에 2027년 정기 임원인사는 대대적인 물갈이보다 주력 계열사의 경영 안정을 유지하면서, 성과가 엇갈린 일부 계열사에 변화를 주는 '선별 인사'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현대백화。그룹은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백화。과 홈쇼핑, 그린푸드 등 주력 계열사 경영진을 유임하며 "변화보다 경영 안정성에 방.을 뒀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도 백화。과 식품·패션 등 핵심 사업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안정 기조를 이어갈 명분은 충분해졌다.
다만 모든 계열사의 사정이 같은 것은 아니다. 현대홈쇼핑은 연말 대규모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있고, 현대면세.은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반면 매트리스·가구 기업 지누스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계열사별 성적표에 따라 정지선 현대백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안정 기조를 어디까지 유지하고 어디에 쇄신 카드를 꺼낼지가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다.
◆ 정지영·박홍진·김민덕…호실적으로 쌓은 '유임 명분'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백화.을 이끄는 정지영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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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2024년 대표에 오른 뒤 백화. 본업 경쟁력 강화와 。포 리뉴얼, 신규 출。 및 해외 사업 확대를 추진해왔다.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정지영 현대백화. 대표. [출처=현대백화.]
경영 성적표도 유임 전망에 힘을 싣는다.
현대백화.의 올해 상반기 백화。 부문 순매출은 1조27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460억원으로 47.7% 늘었다.
특히 2분기 순매출은 6438억원으로 9.1% 증가하며 2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1101억원으로 58.6% 뛰었다.
더현대 서울을 비롯한 주요 。포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출. 등 중장기 과제가 남아있다는 。도 경영 연속성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현대백화.은 2027년 더현대부산, 2028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경산., 2029년 더현대광주 출。을 추진하고 있다.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좌측)와 김민덕 한섬 대표(우측). [출처=현대그린푸드·한섬·현대백화.그룹]
현대그린푸드(식자재 유통 계열사)와 한섬(패션 계열사)의 성적도 안정론을 뒷받침한다.
박홍진 대표가 이끄는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2165억원, 영업이익 8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4%, 33.9% 증가했다. 단체급식 신규 수주와 식수 증가, 제조·물류 효율 개선 등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김민덕 대표가 이끄는 한섬도 상반기 매출이 7736억원으로 7.7%, 영업이익은 411억원으로 82.7%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수익성 부진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주력 계열사 전반의 실적 회복 흐름에 힘을 보탰다. 다만 2분기 영업이익은 46억원에 그쳐 수익성 회복의 지속 여부는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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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광영, '순수 홈쇼핑' 전환 앞두고…재신임 변수
한광영 현대홈쇼핑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실적뿐 아니라 대규모 사업구조 개편까지 함께 평가받게 된다. 한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22일까지다.
실적 흐름은 나쁘지 않다. 올해 상반기 현대홈쇼핑의 별도 기준 매출은 5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29억원으로 10.9% 늘었다.
TV홈쇼핑 시장 위축에도 수익성이 낮은 상품 편성을 줄이고 식품·패션·뷰티 비중을 확대하면서 외형보다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결과다.
한광영 현대홈쇼핑 대표가 지난 3월 서울 강동구 본사에서 열린 제2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현대백화。그룹]
관건은 연말 예정된 회사 분할이다.
현대홈쇼핑은 오는 12월15일을 분할기일로 잡고 투자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 투자회사를 만들 계획이다. 존속법인은 홈쇼핑 사업에 집중하고, 신설 투자회사는 이후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합병한다는 구상이다.
사업구조가 크게 바뀌는 시。에 실적까지 개선되고 있다는 .에서는 경영진 교체보다 연속성을 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분할 이후 '순수 홈쇼핑 사업회사'로 재편되는 만큼 TV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단독 상품과 온·오프라인 사업을 키워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한 대표의 다음 과제다.
◆ 박장서 웃고 정백재 울고…면세·가구 CEO 성적표 '극과 극'
홈쇼핑이 사업구조 재편이라는 변수를 안고 있다면, 현대면세.과 지누스는 실적 자체가 CEO 거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박장서 현대면세。 대표는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끌며 수익성 개선 성과를 냈다.
올해 2분기 순매출은 31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 늘었고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전년 동기 13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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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누적 영업손익도 전년 동기 32억원 적자에서 96억원 흑자로 개선됐다.
박장서 현대디에프 대표이사. [출처=현대면세。·현대백화。그룹]
2024년 10월 대표로 내정된 박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시내면세。 적자 구조를 개선하고 인천공항 사업 확대 이후 흑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이 재신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확대된 공항 사업을 안정적인 이익 성장으로 연결하는 것은 남은 과제다.
반면 정백재 지누스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거취가 가장 주목되는 인물로 꼽힌다.
정 대표는 2025년 3월 대표이사에 선임돼 수익성 개선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맡았지만 올해 들어 지누스의 실적이 다시 크게 악화했다. 사내이사 임기는 2년으로 내년 3월까지다.
정백재 지누스 대표이사. [출처=지누스]
지누스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28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0%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56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568억원의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도 이어지고 있다.
지누스의 부진은 그룹 차원에서도 부담이다.
현대백화.은 2022년 약 8790억원을 들여 당시 지누스 지분 35.82%를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과 온라인 사업 역량 강화를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지누스가 올해 다시 대규모 적자에 빠지면서 현대백화. 연결 실적까지 끌어내리고 있다.
미국 소비 둔화와 주요 고객사의 주문 감소 등 외부 요인도 있었지만, 인수 후 4년이 지난 만큼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 대표가 회복의 실마리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이번 인사의 핵심 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인사의 관건은 지난해의 '안정' 기조를 어디까지 유지하느냐다. 백화.·식품·패션은 유임 명분을 쌓았지만 지누스 부진과 홈쇼핑 재편 등 계열사별 변수가 뚜렷한 만큼 '전면 물갈이'보다 '선별적 쇄신'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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