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은 단풍의 계절…'불법 출입' 샛길 직접 가보니
단풍철을 맞아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울긋불긋 물든 단풍을 보며 산을 걷는 건 가을의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설악산도 이번 주말부터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다혜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주임은 "주전골에서도 단풍이 보이고, 오는 21일(수)이나 22일(목)이면 소공원 저지대도 단풍이 절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다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샛길로 불리는 이른바 ' 비법정 탐방로' 입니다. 이곳 출입은 불법 행위입니다.
■ 갈대 헤치고 밧줄 잡고…발밑도 불안한 샛길
신선봉은 강원도 속초 앞바다와 울산바위 등을 조망할 수 있어 설악산 명소 중 한 곳으로 꼽히는데요.
출입 통제 시설을 지나자, 키가 훌쩍 넘는 갈대가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빽빽한 풀숲에 가려 길을 찾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풀을 헤치고 나아가자, 이번에는 울퉁불퉁한 돌길이 나타났습니다.
경사가 가팔라질수록 발을 디딜 곳을 찾기 어려웠고, 밟은 돌이 굴러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눈길은 풍경보다 발밑에 더 자주 머물렀습니다.
일부 구간에서는 누군가 나무에 묶어 놓은 밧줄에 의지해야 했습니다
황금성갈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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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하산길을 더 아찔했습니다.
발을 잘못 디디면 돌이 미끄러지거나 굴러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나 눈까지 내린다면 미끄러져 사고를 당할 위험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길을 찾는 것부터 발을 디딜 곳을 고르는 것도 온전히 자신의 몫입니다.
정규 탐방로와 달리 이곳에는 이정표도, 안전시설도 없습니다.
설악산 사무소 직원들의 도움으로 산행을 잘 마쳤지만, 산행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생각이 있습니다.
"혹시 길을 잃어버리면 어쩌지?"
길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만으로도 샛길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 무단출입 적발만 3년간 623건…"새벽이나 밤에 몰래"
그런데도 비법정 탐방로를 찾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설악산 비법정 탐방로 무단출입 적발 건수는 600건이 넘습니다.
단속을 피해 새벽이나 밤에 출입하거나, 산악회와 인터넷을 통해 샛길 정보를 얻는 경우도 있다는 게 직원들의 설명입니다.
알라딘설명
윤민우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주임은 " 출입을 막기 위해 울타리를 설치하고 캠페인도 벌이지만, 단속을 피해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어 걱정"이라며 " 넓은 지역에 비해 관리 인력이 한정돼 있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통계는 샛길의 위험성을 더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최근 4년 8개월 동안 설악산에서 발생한 사고 가운데 샛길에서 발생한 사고는 10%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샛길 사망 사고는 전체 사망 사고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합니다.
지난 6월 설악산 노적봉 일대에서 사고를 당한 50대 남성을 구조대원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실제로 지난 6월 30일, 설악산 노적봉 일대에서 암벽 등반을 하다 추락한 남성을 구조하는 데는 14명이 투입됐고, 12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구조에 4~5배 시간 투입.. 구조대도 위험 감수
샛길은 사고가 나도 구조가 쉽지 않습니다.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고, 험한 지형 때문에 구조 인력이 현장에 접근하는 데도 긴 시간이 걸립니다.
설악산 노적봉 일대에서 다친 탐방객을 찾기 위한 수색 장면 (화면제공 :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김동섭 팀장은 "평소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도 구조를 할 때는 4~5시간이 걸리기도 한다"라며, " 여러 명이 교대로 구조에 나서도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온라인 바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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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가 늦어지면 사고를 당한 사람의 위험이 커질 뿐 아니라 구조 인력도 험한 지형에서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 적발돼도 과태료 최대 50만 원…실효성은?
부상 입은 탐방객을 구조하는 구조대원(화면제공 :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비법정 탐방로 출입이 적발되면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하지만 최대 금액은 50만 원입니다.
출입 통제 시설을 피해 들어가는 행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현재의 단속과 처벌이 실효성 있게 작동하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법정 탐방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구조 인력이 장시간 투입되고, 구조대원까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산행 중 사고는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피해를 남길 수 있습니다.
가을 산행에서 중요한 것은 남이 안 가본 곳을 가는 게 아니라, '안전하게 돌아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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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79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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