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만성질환 식단 관리... 맛과 건강 모두 잡는 방법은?|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당뇨·고혈압·이상지질혈증은 국내 성인에게 흔한 만성질환으로, 꾸준한 식단 관리가 질환 관리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만성질환을 진단받으면 식단 관리에 신경을 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특정 음식이나 영양소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식단은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질환 관리에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최경 영양 팀장(강북삼성병원)의 자문을 바탕으로 당뇨·고혈압·이상지질혈증 환자가 흔히 오해하는 식단 상식을 짚어보고, 올바른 실천법을 제안한다.
[푸드파일러 팩트체크 ①] 당뇨병 환자, 탄수화물·과일 무조건 끊어야 할까?
당뇨병 진단 후 많은 이들이 "밥과 과일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경 영양사는 무조건적인 제한보다 식품의 종류와 섭취량, 함께 먹는 조합을 관리하는 것이 혈당 조절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혈당지수(GI)는 같은 양의 탄수화물을 섭취했을 때 혈당이 얼마나 빠르게 오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반면 혈당부하(GL)는 여기에 실제 섭취량까지 반영한다. 최경 영양사는 "GI가 높은 식품이라도 섭취량이 적으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GI가 낮은 식품이라도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면 혈당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한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GI가 낮은 식품을 선택하는 것과 함께 섭취량을 조절해 GL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여기에 단백질, 식이섬유, 건강한 지방을 함께 섭취하면 위배출 속도가 저하되어 식후 급격한 혈당 상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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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혈당 관리는 특정 식품의 GI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식품의 종류와 양, 식사 전체의 구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당뇨 환자 과일 섭취, 종류·양·시。이 관건
과일에 든 과당은 포도당과 대사 경로가 달라 GI 자체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그러나 최경 영양사는 "GI가 낮다고 해서 과일을 제한 없이 먹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과당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간에서 지방 합성이 늘어 중성지방이나 지방간 위험이 커질 수 있고, 총 탄수화물 섭취량이 늘어 혈당 관리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회 섭취량 기준은 다음과 같다. 다만 하루 섭취 횟수는 개인의 필요 열량과 혈당 조절 상태, 체중 관리 목표에 따라 달라지므로 영양 상담을 통해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 환자를 위한 과일별 권장 섭취량|출처: 강북삼성병원
최경 영양사는 "과일은 주스나 말린 과일보다 생과일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식이섬유가 그대로 유지돼 당 흡수 속도를 늦추고 포만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용하는 약물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식사와 식사 사이에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견과류나 무가당 요거트처럼 단백질·건강한 지방이 포함된 식품과 함께 먹으면 식후 혈당 상승을 더 완만하게 만들 수 있다.
혈당스파이크 막는 식품 조합법
식후 혈당이 짧은 시간에 급격히 올랐다가 다시 빠르게 떨어지는 '혈당 스파이크'는 최근 혈당 관리의 중요한 목표로 꼽힌다. 최경 영양사는 "혈당 스파이크가 반복되면 혈관에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유발해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고, 혈당 변동성을 키워 당뇨병 관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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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예방하려면 탄수화물을 단독으로 먹기보다 단백질, 식이섬유, 건강한 지방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흰쌀밥 대신 현미·잡곡밥을 선택하고, 채소·나물 반찬을 충분히 곁들인 뒤 생선, 닭가슴살, 두부, 달걀 같은 단백질 식품을 함께 먹는 식이다.
빵이나 떡을 먹을 때도 통밀빵, 잡곡 떡을 고르는 것이 좋고, 삶은 달걀이나 무가당 요거트, 치즈, 견과류, 샐러드를 곁들이면 도움이 된다. 최경 영양사는 "천천히 씹어 먹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며, 식후 20~30분 정도 가볍게 걷는 습관을 병행하면 식후 혈당 상승을 더욱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푸드파일러 팩트 체크 ②] 고혈압 식단, 무조건 싱겁게? 저염식도 전략이 필요
"무조건 싱겁게 먹어야 혈압이 안전하다"는 인식은 오히려 저염식을 오래 실천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최경 영양사는 "나트륨 섭취를 줄이면 대부분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만, 개인마다 효과에는 차이가 있고 무엇보다 지속 가능한 식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염' 또는 '저나트륨' 표시가 있다고 안심하고 많이 먹으면 결국 총 나트륨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식재료 선택 및 음식 조리 시, 나트륨 줄이는 방법|출처: 강북삼성병원
칼륨·칼슘·마그네슘 양도 조절… "균형 잡힌 식사로 영양 부족 잡아야"
나트륨 제한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균형 잡힌 식사를 놓치기 쉽다. 최경 영양사는 "나트륨이 적더라도 정제된 탄수화물이나 당류, 포화지방 함유량이 많은 식사라면 혈압과 심혈관 건강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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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륨은 체내에서 나트륨 배설을 돕고 혈관을 이완시키는 역할을 하며, 칼슘과 마그네슘도 혈관 기능 유지에 필요한 미네랄이다.
다만 최경 영양사는 "3끼 골고루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면 이런 미네랄은 쉽게 결핍되지 않는다"며 "아침, .심, 저녁에 잡곡밥, 어육류, 채소를 규칙적으로 섭취하고 중간에 과일이나 우유 같은 간식을 곁들이면 부족할 일은 적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당류나 지방을 과하게 섭취해 체중이 늘면 혈압 조절이 어려워지므로, 적정 체중 유지가 혈압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저염 간장·소금, 신장질환자는 주의
저염 간장, 저나트륨 소금, 저염 액젓 등은 대개 염화나트륨의 일부를 염화칼륨으로 대체해 나트륨 함량을 낮춘 제품이다. 최경 영양사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칼륨 섭취를 늘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콩팥 기능이 떨어져 칼륨 배설이 어려운 경우 고칼륨혈증이 지속돼 근력 저하나 심정지 같은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장질환자나 특정 약물을 복용 중인 경우 저염 대체 제품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 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푸드파일러 팩트 체크 ③] 이상지질혈증 환자, 기름진 음식, 무조건 피해야 할까?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경우, 달걀노른자나 새우처럼 콜레스테롤이 든 음식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최경 영양사는 "건강한 사람은 음식으로 콜레스테롤을 다소 많이 섭취하더라도 몸의 항상성 기전에 의해 간에서 자체적으로 합성하는 콜레스테롤 양을 줄여 균형을 맞춘다"며 "달걀을 하루 1~2개 먹는다고 해서 혈중 콜레스테롤이 그대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더 주의해야 할 것은 포화지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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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화지방은 간의 LDL 수용체 기능을 떨어뜨려 혈액 속 LDL 콜레스테롤 제거를 줄이기 때문에, 식이 콜레스테롤보다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더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화지방과 당류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열량 과잉으로 체중이 늘기 쉽고, 이는 인슐린 저항성,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등 대사 이상으로 이어져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다만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거나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은 경우, 약물치료로도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고위험군이라면 식이 콜레스테롤 섭취를 개인 상태에 맞춰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밥·빵·과일·음료 속 당질이 중성지방 주범
중성지방은 기름진 음식으로만 높아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밥, 빵, 면, 과일, 단 음료 같은 당질 과다 섭취가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경 영양사는 "몸은 에너지원으로 필요한 만큼 탄수화물을 먼저 사용하고, 남는 당은 간으로 보내져 중성지방으로 합성된 뒤 혈액으로 방출된다"며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하는 식습관이 지속되면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설탕이 많이 든 음료나 디저트 속 과당은 간에서 직접 대사되기 때문에 지방 합성을 더욱 촉진하고, 지방간 위험도 높일 수 있다. 당질 과다 섭취는 체중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 악화로 이어져 중성지방은 늘고 HDL 콜레스테롤은 줄어드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중성지방 관리를 위해서는 기름진 음식뿐 아니라 밥·빵의 양을 적절히 조절하고, 단 음료와 디저트, 과자처럼 첨가당이 많은 식품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저지방·무지방 표시, 당류 함량도 확인
'저지방', '무지방' 표시만 보고 건강식이라 오인해 양껏 섭취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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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 영양사는 "지방을 줄이는 과정에서 맛과 식감을 유지하기 위해 설탕이나 전분 같은 당류를 추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지방은 적더라도 열량이나 당 함량은 예상보다 높을 수 있어 혈당과 중성지방 관리에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품을 고를 때는 지방 함량뿐 아니라 당류, 나트륨, 식이섬유, 단백질 함량까지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최경 임상영양사가 제안하는 '3대 만성질환 식단 팁'
최경 영양사는 가공식품보다 자연 그대로의 식품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할 것을 권한다. 특히 콩, 두부, 렌틸콩, 병아리콩 같은 식물성 단백질은 단백질과 함께 식이섬유, 불포화지방, 식물성 생리활성물질을 공급해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과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견과류는 건강한 지방이 풍부하지만 열량도 높은 편이므로 하루 한 줌 정도가 적당하다. 최경 영양사는 "고기를 무조건 끊고 식물성 식품만 먹기보다,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리하면 만성질환별 식단 관리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① 당뇨병은 '종류와 양'을 함께 본다.
과일은 GI뿐 아니라 GL과 1회 섭취량을 고려하고, 단백질·식이섬유와 함께 섭취한다.
② 고혈압은 '덜 짜게 먹는 습관'을 만든다.
소금 대체품에 의존하기보다 향신료를 활용하고 조리법을 바꿔 지속 가능한 저염식을 실천한다.
③ 이상지질혈증은 '콜레스테롤 식품'만 피하지 않는다.
포화지방과 첨가당,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 먹는 것은 생애 전 주기에 걸쳐 가장 중요한 건강 습관 중 하나다. 하지만 수많은 정보 속에서 내 몸에 진짜 필요한, 믿을 수 있는 지식을 골라내는 일은 쉽지 않다. 무분별한 정보에 기댄 잘못된 영양 섭취가 오히려 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하이닥은 대한영양사협회와 함께 잘못된 영양 상식을 바로잡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건강한 식생활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한다.
결국 총 나트륨 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