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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광태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09-27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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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에 엮인 몸과 몸. 춤새제주 무용단은 창작 한국무용 《엮고, 짓다 ; 生》에서 만남과 관계, 갈등과 헤어짐의 시간을 ‘매듭’으로 풀어낸다. 공연은 오는 10월 4일 오후 4시 30분 비인(Be IN;) 공연장에서 열린다. (춤새제주 제공) 실 한 가닥은 가볍습니다. 다른 실을 만나 감기고 당겨지는 순간 사정이 달라집니다. 느슨하면 풀리고, 힘을 주면 조여듭니다. 여러 가닥이 얽히면 어느 하나만 움직여도 다른 쪽에 힘이 전해집니다. 사람 사이도 그와 닮았습니다. 제주에서 창작 한국무용과 여러 공연 활동을 이어온 춤새제주 무용단이 이번에는 ‘매듭’을 몸에 겁니다. 창작 한국무용 《엮고, 짓다 ; 生》이 다음 달 4일 오후 4시 30분 비인(Be IN;) 공연장에서 무대에 오릅니다. 2026년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작입니다. 작품은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는 순간에서 출발합니다. 가까워지고 얽히고, 갈등하고 헤어지는 시간을 지나 삶과 죽음까지 바라봅니다. ‘매듭’이 그 시간을 붙잡습니다. 무대에 실이 등장하면서 관계는 실제 힘으로 바뀝니다. 매듭이 생기는 순간, 몸부터 달라집니다. ■ 관계를 보여주는 춤에서, 관계에 걸린 몸으로 《엮고, 짓다 ; 生》에서 눈여겨볼 지.은 실이 몸과 몸 사이에 들어온 뒤입니다. 두 몸이 연결되는 순간 한 사람의 움직임은 더 이상 혼자 결정할 수 없습니다. 상대가 멀어지면 거리가 벌어지고, 한쪽이 당기면 다른 쪽 몸에도 힘이 전달됩니다. 버티려면 무게중심을 옮겨야 하고, 따라가려면 동선을 바꿔야 합니다. 관계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몸에는 흔적을 남깁니다. 누군가에게 가까이 가려고 보폭을 바꾸고, 붙잡으려고 팔을 뻗습니다 바다이야기모바일 . 밀려나지 않으려 중심을 낮추기도 합니다. 헤어진 뒤에는 상대가 없는데도 한동안 그 힘을 기억합니다. 《엮고, 짓다 ; 生》은 이 보이지 않는 힘을 실로 끌어냅니다. 실이 당겨지면 몸이 반응합니다. 한 사람이 방향을 바꾸면 연결된 다른 몸의 궤적도 달라집니다. 팽팽해지면 갈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지고, 느슨해지면 다시 틈이 생깁니다. 관계를 이야기하는 춤이 아니라, 관계 때문에 달라지는 춤입니다. 누가 당기고 누가 버티는지, 어느 몸이 다른 몸의 힘을 받아내는지, 함께 움직이던 두 사람이 언제 떨어져 나가는지. 말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긴장과 의존, 갈등과 이탈이 몸에서 형태를 얻습니다. ■ 빨리 연결되는 시대, 몸에 남는 관계 작품의 출발.에는 지금의 관계 방식도 놓여 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가 일상이 되면서 사람과 사람은 빠르게 연결되고 또 헤어집니다. 춤새제주는 그 풍경을 가장 물리적인 방식으로 가져옵니다. 몸과 몸 사이에 실을 놓습니다. 화면에서는 손가락 한 번으로 연결을 지울 수 있지만 몸에 걸린 힘은 그렇게 깔끔하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잡았던 손을 놓더라도 서로 기대고 버티던 시간의 감각까지 곧바로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관계가 몸의 문제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 ‘엮고’ ‘짓다’… 시작과 끝을 품다 ‘엮다’는 서로 다른 것을 이어 관계를 만드는 말입니다. 실과 실을 엮고, 이야기를 엮습니다. 사람도 다른 사람과 엮이며 살아갑니다. ‘짓다’에는 조금 다른 시간이 들어 있습니다 바다이야기황금고래 . 집을 짓고 글을 짓듯 무언가를 만들어냅니다. 한편으로는 매듭을 짓고 일을 끝짓습니다. 그래서 《엮고, 짓다 ; 生》이라는 제목에는 관계를 만드는 시간과 끝맺는 시간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 엮이고, 함께 시간을 만들고, 언젠가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매듭을 짓습니다. 마지막에 놓인 ‘生’은 그 모든 시간을 다시 한 사람의 삶으로 가져옵니다. 결국 이 작품이 들여다보는 것은 수많은 관계를 지나며 달라지는 한 사람의 생입니다. ■ 조이고 풀고… ‘맺고 푼다’는 몸의 감각 매듭을 짓는 방식과 한국무용이 힘을 다루는 방식 사이에도 흥미로운 접.이 있습니다. 한국무용의 몸은 힘을 쏟아내는 순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호흡을 들이고 내쉬는 사이, 힘을 맺었다 풀어내는 사이에도 춤은 이어집니다. 멈춘 몸에도 다음 움직임으로 향하는 기운이 남습니다. 매듭 역시 당기기만 해서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감고, 조이고, 늦추고, 다시 풀어내는 손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람 사이도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다가갔다 멀어지고, 붙잡았다 놓습니다. 끊어질 듯 팽팽해졌다 다시 느슨해지기도 합니다. ‘맺고 푼다’는 춤의 감각이 여기서는 사람을 대하는 방식과 겹칩니다. 춤새제주는 이전부터 제주를 기반으로 창작 한국무용을 비롯한 여러 공연과 예술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삶과 문화에서 길어 올린 감각을 몸으로 풀어내고,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무대도 선보여 왔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강다혜 대표가 기획·연출과 안무를 맡습니다. 장은과 최미진이 무용수로 함께하고 김기현이 검무로 무대에 오릅니다. 모바일 바다이야기 5만 ■ 실과 칼, 그 사이를 파고드는 타악과 소리 검무가 들어온다는 .도 눈에 들어옵니다. 실을 잇고 묶을 때, 칼은 날을 세웁니다. 성질이 다른 두 사물이 몸과 만났을 때 무대의 긴장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지켜볼 대목입니다. 더퐁낭 박경실 대표와 박운희, 윤현호, 더 아우름 이희철 대표는 타악과 소리로 함께합니다. 몸과 실, 칼과 타악, 목소리가 같은 무대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관계를 다루는 작품답게 무대를 이루는 요소들 역시 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 모든 매듭을 풀어야 하는 건 아니다 살다 보면 풀어야 할 관계가 있지만 더 단단히 묶어야 할 인연도 있습니다. 풀려고 할수록 엉키는 관계가 있고, 끝내 끊어야 하는 관계도 있습니다. 붙잡는 대신 보내줘야 비로소 지을 수 있는 매듭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작품이 정하지 않습니다. 공연 도중에는 관객이 참여하는 장면도 마련됩니다. 무대 위에서 이어지던 질문은 이때 객석으로 넘어갑니다. 지금 내가 붙잡고 있는 매듭은 무엇인지, 무엇을 풀어야 하는지, 무엇은 조금 더 붙들어도 되는지. 무용수의 몸을 바라보던 시선이 어느 순간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문득 한 사람이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마음 한편에 남은 인연일 수도, 너무 오래 곁에 있어 매듭인지조차 잊고 지낸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춤새제주는 어느 매듭을 풀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무용수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거기까지입니다. 말로는 보이지 않던 관계의 힘을 잠시 몸에 걸어 보여주는 일. 그리고 질문은 객석에 남습니다. 나는 지금, 누구와 어떻게 엮여 있는가. 《엮고, 짓다 ; 生》은 10월 4일 오후 4시 30분 비인(Be IN;) 공연장에서 열립니다. 전석 무료이며 현장 예매를 통해 관람할 수 있습니다. . 작품은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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