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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광태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6-10-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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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1주년을 맞이한 중앙일보가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중앙그룹 제공 | 서울=한스경제 최형철 편집국장 | 중앙일보가 매각된다. 1965년에 창간된 중앙일보는 대한민국의 굴곡진 현대사를 정면에서 기록한 몇 안 되는 신문이다. 중앙일보가 기록한 빛나는 기사가 여럿 있다. 그중 1987년 경찰의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을 보도한 2단 기사가 떠오른다. 중앙일보의 이 특종 보도는 그해 6월 시민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중앙일보 지면을 빛낸 수많은 논객들과 편집자들의 붓끝도 기억한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으로 빚어진 지면이라 '삼성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중앙일보는 언론의 사명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런 중앙일보가 수십 년 차입 경영에 발목 잡혀 무너졌다. 중앙일보는 지난 7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최대주주 중앙홀딩스가 회생절차 중이어서 구주 매각 대신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새 주인을 찾고 있다. 글로벌세아, 금보개발, 다우기술, 삼프로TV 운영사 이브로드캐스팅, 오리온, OK금융그룹 6곳이 인수의향서를 냈다. 모두 적격 후보(숏리스트)에 올라 이달 16일까지 실사를 받는다. 중앙일보 인수전에 뛰어 든 OK금융그룹 최윤 회장. OK금융그룹 제공 매각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자금동원 능력을 최우선으로 보겠다는 입장이다. 10월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고 연내에 매각을 끝낸다는 일정이다. 태광그룹이 막판에 뛰어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언론사는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이지만 권력 감시라는 '공공재'로서의 기능이 매우 강하다. 그래서 사회는 오너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 소규모 저축은행 하나를 인수하려 해도 금융당국은 인수자의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 법을 어긴 전력은 없는지를 꼼꼼히 따진다 파칭코종류 . 남의 돈을 맡아 굴리는 업(業)이니 당연하다. 방송사도 최대주주가 바뀌려면 방송통신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공정보도와 여론을 업으로 하는 언론사를 매각하는 자리에는 인수자가 언론을 맡을 만한 '그릇'인지를 따져 보는 절차가 없다. 큰돈을 내면 주인이 되는 구조다. 중앙일보 인수 후보 기업들의 업종은 의류, 제지, 건설, 금융, 증권, 제과, 유튜브, 골프장, 호텔운영 등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세아가 인수하면 계열사 전주페이퍼와 수직계열화가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이를 만드는 회사가 신문사를 계열사로 편입하면 판로가 생긴다는 단순 계산일 터이다. 중앙일보는 삼성 계열사로 출발했고, 이후 홍석현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오너와 편집권 사이에는 적당한 긴장을 유지해 온, 오래 다져진 암묵적 거리가 있다. 새 주인이 들어오면 이 거리가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른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 사례가 있다.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최대주주가 된 뒤의 부동산 보도가 대표적이다. 한국언론학회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이론'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최대주주가 된 뒤 서울신문 부동산 보도 가운데 '호반'이 들어간 기사는 139건에서 519건으로 늘었다. 호반 관련 보도의 긍정 비율도 64%에서 93%로 올랐다. 여기에 더해 서울신문이 호반 인수 이전에 쓴 비판 기사를 삭제해 논란이 된 일도 있다. 기업이 부실해지면 손실은 숫자로 확인된다. Seastorygame 역설적으로 언론의 붓끝이 휘어져도 손실은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언론은 치명상을 입게 된다. 권력과 오너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하면 언론의 비판 수위는 낮아진다. 감시견에서 애완견으로 추락한 언론을 누가 인정해 주겠는가. 제도에도 없던 일을 지금 중앙일보 노동조합이 하고 있다. 노조는 인수 대금을 감당할 능력만으로 대주주가 정해져서는 안 된다며 '10가지 원칙'을 내놓았다. 편집규약을 만들고 독립기구를 두며, 경영과 편집 직군의 겸직을 금지하고, 인수금융을 최소화하고, 취재 인력을 충원하라는 요구다. 노조는 모든 후보에게 인수 이유와 투자 계획을 직접 듣겠다고 했다. 그러나 노조는 매각 협상 당사자가 아니다. 노조가 아무리 묻는다 해도 답할 의무가 후보에게 없다면 공염불에 그친다. 그럼에도 이번 매각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인수 자금의 출처와 최종 지배구조를 후보들이 공개하게 하면 된다. 공개한 후보에게 가。을 주는 방식이다. 차제에 언론사 대주주가 바뀔 때 최소한의 공적 심사를 둘지 논의해야 한다. 정부가 언론 소유를 심사하는 일은 관제성이 농후하기에 부적절하다. 그래서 심사 주체를 정치권력에서 떼어 놓아야 한다. 긴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한다. 숏리스트에 오른 6개사는 중앙일보 인수가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인수의향서를 냈을 것이다. 다만 불편한 것은 권력 감시와 여론 형성을 업으로 하는 언론사를 사겠다는 기업에게, 우리 사회가 돈 말고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 분위기다. 금융업 인수에는 높은 문턱을 세우면서 언론사에는 문을 활짝 열어 둔다. 이것을 '시장의 논리'라고 부르기에는 우리 사회가 언론에 거는 기대가 너무 크다. 가 매각된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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