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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광태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6-10-1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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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직성수구’와 작품을 보관한 상서(사진 왼쪽)의 모습. ‘곧은 소리는 대궐 아래 머무르고 빼어난 구절은 하늘 동쪽에 가득하다’는 뜻의 글씨를 담았다. “완당 선생의 행서 오언 대련으로, 관지에는 고남아, 곧 고순에게 증정한 것이라 적혀 있다. 이 대련은 어떤 이가 연경 시장에서 구득했는데 전씨의 보화각 소장품이 되었으니, 참으로 기이한 인연이다. 기묘년 겨울, 오세창이 쓰다.” 은은한 나뭇결이 드러나는 오동나무 상자는 모서리까지 반듯하다. 뚜껑 바깥에는 큰 먹글씨가 세로로 내려오고, 안쪽에는 작은 글씨가 빼곡하다. 상자에 담겼던 것은 추사 김정희가 1820년 무렵 청나라 문인 고순에게 써 보낸 ‘직성수구(直聲秀句)’. 황제에게 직언하다 관직에서 물러난 고순을 기리는 글이다. 중국으로 건너간 글씨는 훗날 북경 시장에 나왔다. 육당 최남선의 매부인 친일파 관료 박석윤이 우연히 북경을 방문했다가 사들였고, 다시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손에 들어왔다. 간송의 스승 위창 오세창은 1939년 상자 바깥에 입수 경위를 적고, 안쪽에는 고순의 생애와 추사의 서풍을 설명하며 “진실로 좋은 작품”이라고 적었다. 바다이야기게임다운 서울 간송미술관 보화각에서 열리는 ‘상서(箱書), 컬렉션을 읽다’는 작품의 내력이 적힌 보관용 상자를 작품과 짝지어 선보이는 전시다. 상서 30건 61.과 서화 21건 45。 등 총 51건 106。이 나온다. 상서는 본래 일본 무로마치 시대 중국 다기의 진위와 격식을 판정하던 감식 문화에서 비롯됐다. 1910년대 이후 근대적 고미술 유통망이 형성되면서 조선에도 유입됐다. 작품의 소장 이력과 감식 결과를 함께 담아 가치를 공인하는 일종의 보증서였다. 간송 소장품의 상서는 1934년 성북동 북단장으로 종로 본가의 소장품을 옮기면서 기록이 본격화됐다. 당시 군수 월급이 70원이었는데 상자 한 .당 제작 비용이 20~200원대였다. 방충 효과가 있고 가벼우며 외부 충격을 완충하는 오동나무를 골랐다. 현재 오동나무 상자 약 700건 중 258건에서 상서가 확인됐다. 오세창·이도영·이한복과 일본 한학자 나가오 우잔이 주로 썼다. 2층에서 선보이는 조선 서화 전시에선 경매와 거간을 통한 입수 경위를, 1층의 근대 서화 전시를 통해 동시대 서화가들과의 교유를 엿볼 수 있다. 카카오야마토 먹튀 김영욱 간송미술관 전시교육팀장은 “간송컬렉션의 상서는 당대 탁월한 감식가들의 손을 거친 공인의 기록”이라며 “지금의 우리에게 유물을 입체적으로 읽어내는 다양한 시선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상서는 작품의 재료를 밝히고 당대의 평가를 전한다. 이징의 ‘고사한거’ 상자에는 ‘이징의 금니산수화’라고 적혀 있다. 검은 비단에 금가루로 그린 그림임을 상자를 열기 전부터 짐작하게 한다. 김홍도의 ‘낭원투도’ 상자 안쪽에는 1934년 비 내리는 창가에서 작품을 본 오세창의 평가가 남았다. “단원 인물의 걸작으로, 근래 보기 드문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찬사다. 작품을 전승한 과정도 드러난다. 조석진의 ‘인물고실지도’는 전형필의 1907년 첫돌 사진에서 확인되는 소장품이다. 병풍은 이후 열두 폭의 족자로 꾸며져 2단 구조의 상자에 담겼다. 상서에는 각 폭의 제목과 시대, 인물 정보가 정리돼 있어 작품 목록을 관리하는 수단이었음을 보여준다. 이순신을 그린 안중식의 ‘한산충무’에는 오세창의 찬문과 안중식의 제자 이한복이 쓴 상서가 남았다. 제자가 스승의 작품을 감식하고 보존해 전한 기록이다. 작은 상자로부터 간송 컬렉션의 나이테를 읽어낼 수 있다. 전인건 관장은 “상자에 남겨진 짧은 글들은 수집과 감식, 보존의 전 과정을 압축한 일차 자료”라며 “간송이 후대에게 전하는 조용한 편지”라고 말했다. 전시는 12월6일까지. 5。 등 총 5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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