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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열린 ‘2026 인권축제’에서 학생들에게 교제폭력·스토킹의 고위험 징후를 알리는 ‘레드플래그 10’ 캠페인을 소개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제공.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 29일 친밀관계 폭력 대응을 위해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해야 한다며 법무부·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루 전인 28일 국정감사에서 친밀관계 폭력 처벌·방지의 전면 법제화에 동의한 데 이어 제도 개선 의지를 재확인한 것입니다.
원 장관은 SNS에서 “가족과 연인 사이의 폭력은 ‘사적인 다툼’이 아니라 반복되고 。。 악화되는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대통령 주재 범정부 대응회의의 정책 기조에 따라 친밀관계 폭력 사망사건 분석과 여성살해 통계 구축을 추진하고, 가해자 격리·처벌 강화를 위한 관계부처의 제도 개선에도 협력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가정폭력처벌법이 제정된 지 30년 가까이 지났고, 2021년 스토킹처벌법까지 시행됐지만 친밀관계 폭력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존 법체계의 한계는 무엇이고, 전면개정이 이뤄지면 무엇이 달라질지 짚어봤습니다.
폭력이 반복되는 ‘관계’의 특성…기존 법체계의 한계
친밀관계 폭력은 일반적인 폭력범죄와 다른 특성을 갖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사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폭력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채 반복되거나 심해질 위험이 크다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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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현행 법체계는 이러한 관계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가정폭력처벌법은 배우자·사실혼 관계 등 가정구성원 사이의 폭력을 대상으로 합니다. 일반적인 연인이나 헤어진 연인에게는 이 법에 따른 임시조치나 피해자보호명령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폭행·협박 등으로 형사처벌할 수는 있지만, 가해자를 신속히 분리하기 위한 별도의 보호조치는 제한되는 것입니다.
2021년 시행된 스토킹처벌법도 한계가 있습니다. 접근금지 등 보호조치를 하려면 법에서 정한 스토킹행위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제관계에서 폭력이 반복될 위험이 있더라도 개별 행위가 법률상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보호 공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정폭력 사건의 처리 방식에도 과거의 인식이 남아 있습니다. 1997년 제정된 가정폭력처벌법은 피해자 인권 보호와 함께 ‘가정의 평화와 안정’ 회복을 목적으로 명시했습니다. 형사재판 대신 가정법원이 상담위탁·수강명령 등의 보호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가정보호사건’ 절차도 마련했습니다. 가해자를 처벌하기보다 교정해 재범을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 3월 발간한 ‘친밀한 관계 기반 폭력 대응 및 피해자 보호 강화를 위한 법제화 연구’에서 이를 가정을 형사절차로 다루는 데 대한 1990년대의 거부감이 반영된 ‘타협적 산물’로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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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진은 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폭력이 반복·심화될 수 있는 만큼 기존 수사·사법체계를 재검토하고,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행위 아닌 관계에 주목…형사절차 중심으로 전면개정
연구진이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교제폭력까지 다룰 수 있도록 가정폭력처벌법을 전면 개정하는 것입니다. 별도의 교제폭력처벌법을 만들면 기존 법률과 중복될 수 있고, 스토킹처벌법은 특정 행위를 중심으로 규율해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관계를 충분히 고려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반면 가정폭력처벌법을 전면 개정하면 친밀한 관계에서 폭력이 반복·심화되는 특성을 반영해 재범 방지와 피해자 보호체계를 함께 설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정 방향의 핵심은 교제관계까지 보호 대상에 포함하고, 가정보호사건 중심의 기존 체계를 형사절차 중심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검사가 사건을 처분하기 전에 가해자의 재범 위험성과 피해자 상태 등을 조사하도록 하고, 전담 수사인력·재판부와 피해자 변호사 제도를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국회에서도 전면개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성·시민사회단체들과 가정폭력처벌법·방지법을 ‘친밀관계폭력 처벌법·방지법’으로 전면 개정하는 초안을 마련하고 지난 19일 주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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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제관계를 법의 적용 대상에 포함하고, 고립·감시·경제적 통제 등 ‘강압적 통제’와 반려동물을 이용한 위협도 폭력으로 규정하는 방향입니다.
전면개정 초안에는 가해자를 적극적으로 감시·감독하는 방안도 담겼습니다. 경찰이 법원에 임시조치를 직접 청구하고, 긴급임시조치를 위반한 가해자를 일정 요건 아래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접근금지 범위를 100m에서 2㎞로 확대하고 전자장치 부착 등 가해자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원 장관이 강조한 반의사불벌 규정의 적용 배제 역시 법 개정의 핵심 과제입니다. 현행 형법상 단순 폭행·협박 등 일부 범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그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친밀관계에서는 가해자의 합의 종용이나 보복 우려로 처벌불원 의사가 자유로운 결정이 아닐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세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합니다.
다만 정부가 가정폭력처벌법을 전면 개정할지 별도의 법률을 제정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성평등부는 소관 부처인 법무부와 구체적인 입법 방식을 협의해 나갈 방침입니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30일 “현행법상 가정폭력 사건에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야 하며, 향후 교제폭력 법제화 때도 같은 원칙이 필요하다는 것이 성평등부의 입장”이라며 “교제폭력을 포함한 다양한 친밀관계폭력을 포괄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아래 법무부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정폭력처벌법·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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